구겨진 그 주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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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노동자 묘령의 평범한 생활은,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뱀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서서히 균열된다.
편집증적이고 조용히 시적인 이 소설에서 화면, 동전, 지폐, 알고리즘은 일상의 사물을 환각의 증거로 바꾸어놓는다.
***구겨진 그 주름 하나***는 원룸에 혼자 사는 편의점 노동자 묘령이, 어느 새벽 자신만 보았던 뱀의 기억을 이해하려 애쓰는 이야기다. 그 기억은 단순한 환각인지, 현실의 일부였는지, 혹은 묘령의 숨겨진 정신이 만들어낸 장면인지 끝내 쉽게 판명되지 않는다. 이후 묘령의 일상은 유튜브 정신과 의사의 말, 알고리즘에 대한 의심, 가위눌림, 냄새의 꿈, 마네킹 같은 손님, 훼손된 오천 원권, 지폐 밖으로 날아오를 듯한 나비 이미지와 겹쳐진다. 이 소설은 질병의 원인을 설명하거나 사건의 진실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지각이 어떻게 흔들리고, 사소한 물건이 어떻게 증거가 되며, 하나의 소리가 어떻게 신화와 불안으로 번지는지를 따라간다. 편의점, 원룸, 유튜브, 동전, 지폐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사물들은 묘령의 감각을 통과하며 낯선 이미지로 변한다. 절제된 문장 속에서 현실과 환각, 증거와 상상, 생존과 소멸의 경계가 조용히 접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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